중고로 오토바이를 가져 온지 벌써 1개월하고도 20일쯤이 지났다.
으레 구입 당시에 인지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지만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대다수 이전 오토바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문제이기에 자체적으로 해결이 가능했다.
그런데...
이것은 그리 쉽게 넘길만한 문제가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오토바이는 신체가 노출되어 있어 사고발생시 운전자에게 가해지는 피해가 크므로
오토바이의 상태를 항상 민감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날도 타이어의 표면 및 공기압 상태와 규칙적인 엔진음과 배기 냄새, 방향지시등의 작동 유무,
그리고 클러치와 브레이크 레버의 조작, 등을 확인하고 있는데
등뒤에 있는 벽에서 무언가 이질적이고 쎄한 느낌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 브레이크를 잡았는데도 빛의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오토바이는 기본적으로 미등이 켜져 있고, 브레이크를 잡았을 경우 그 빛의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다.
앞브레이크와 뒷브레이크를 번갈아 잡아봤는데도 상태는 동일했다.
이때만 해도 브레이크등이 점등되지 않아 배선이나 스위치가 고장난 걸로 생각했다.
순정 부품으로 교체하고 간김에 기본적인 점검도 할겸 지역에 있는 스즈키 대리점에 전화 후 찾아갔다.
진단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는게 아니라 계속 켜져 있는 것이다.
2. 앞 브레이크 스위치에 연결된 배선을 뽑으니 뒷브레이크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였다.
3. 앞 브레이크 스위치와 테일등의 일부 LED가 고장난 것으로 진단하였다.
4. 현재 앞 브레이크 스위치 재고는 없다.
그리고 번외로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대리점은 다시는 가지 않을 것이다.
1. 카울과 시트를 바닥에 던졌다.
2. 배선 확인차 벗긴 절연테이프를 다시 감아주지 않았다.
3. 고장났다고 하는 스위치는 멀쩡했다.
4. 작업 중 계속 전화를 받아서 작업 시간과 전화 받은 시간이 동일하다.
5. 공임비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집에 돌아와 고장났다고 하는 스위치를 탈거하고 살펴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고장났다고 하기에는 딸각딸각하는 작동음이 너무 명확했고, 탄성도 나쁘지 않았다.
결국 멀티미터를 꺼내 확인한 결과, 스위치는 정상이었다.
일반적인 스위치와는 반대로 누르면 연결이 끊어지고, 누르지 않으면 연결이 되는 구조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작동이 되지 않는지 생각하다 스위치의 작동 원리를 생각해보니 어렵지 않게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결국 앞 브레이크 스위치는 기본적으로 브레이크 레버에 눌려 있어서 연결이 끊어진 상태이고
브레이크 레버를 잡으면 눌리지 않아 연결이 되어 브레이크등이 켜지는 구조인 것이다.
그래서 브레이크 레버를 뜯어서 보니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브레이크 레버가 세월의 풍파를 견디지 못하고 변형이 되었고, 그걸 고정하고 있는 나사 또한 녹이 잔뜩 생겨서
나사를 풀어 조정을 하면 오히려 문제가 될 것 같아서 그 상태 그대로 두고 끝부분에 테이프를 감아 처리했다.
결국 스위치의 문제라기보다는 브레이크 레버의 문제였고, 이제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되었다.
브레이크는 뒤에 따라오는 다른 운전자에게 정지 및 감속을 하고 있다는 신호를 주는 매우 중요한 장치이다.
이미 한차례 뒷빵 사고를 당한 적이 있던 경험때문인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스위치 고장이 아닌 단순한 레버의 수정으로 문제가 해결되어 너무 기분이 좋고 시원하다.